전체 글133 [자작시]섬 우리는 모두 다 섬이다. 멀리서 보면 섬은 바닷물에 둘러 쌓인 채 외로운 혼자다. 운 좋게 가까이 또 다른 섬이 있을 수도 있다. 목소리가 닿아도 바다가 있어 다가갈 수 없다. 외딴섬 하나 망망대해에 홀로 존재할라치면 잠시 쉬다가는 갈매기나 어딘가 바삐 떠나는 철새의 방문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끝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실려오는 바다의 노래에 귀 기울이면 어느새 해가 달로 바뀌는 시간 다채롭게 옷 갈아입는 하늘과 구름과 비와 바람과 함께라 덜 외롭다. 구름이 걷힌 밤하늘엔 반짝이는 별이 쏟아진다.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지고 달마저 쉬러 간 뒤에 가까이 다가가 속을 들여다보면 모든 섬들은 바닷속 깊이 연결되어 육지에 닿아있다. 모든 섬과 육지는 지구의 겉을 감싸 연결된 하나의 땅이다. 우리는 모두 빠.. 2021. 10. 13. 감사일기 21.10.10ㅣ대화의 기쁨 1. 최근 데이트를 시작했다. 오랜만이다. 몇 번 만났으나 아직은 낯선 서로에게 조금씩 관심을 두고 천천히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오늘은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맛있는 밥 먹고 영화 보는 데이트의 정석일 수 있는 하루의 끝에 커피 마시러 간 곳이 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카페여서 대화할 분위기가 잘 조성된 덕이 크다. 최대한 진솔하고 담백하게 대화하려 노력했고 어느 정도 단 시간 내에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였다 생각한다. 내가 두 배로 더 많이 얘기한 느낌이지만 직설적인 질문들에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성실히 대답해 주어 고마웠다. 그동안 궁금했지만 묻지 못했던 것부터 음식 취향 등 소소한 것들까지 생각나는 대로 물어봤고 나 또한 성실히 답했다. 현재 관심사, 취미, 서로의 과거 연애사, 연애관,.. 2021. 10. 11. not to do list(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 평소 눈 뜨자마자 하는 행동은 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밤새 새로운 소식은 없나 웹 서칭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트윗 등 SNS를 통해 타인의 관심사나 인기 검색어, 실검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남들과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또 심심하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잠에서 깨자마자 화장실에 다녀온 뒤 휴대폰을 집어 들고 유튜브 앱을 켰다. 구독 채널의 신규 영상 및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영상을 살펴보면서 재밌을 만한 것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동기부여 영상 하나가 눈에 띄어 호기심에 바로 재생시켰다. 내용은 의 저자이자 스스로 '브레인 코치'라고 말하는 짐 퀵의 강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10%가 'to do list' 뿐 아니라 'not .. 2021. 10. 8. 코로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기 드디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별일 없겠지만 부작용 이슈가 있으니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 현재 몸 상태와 기분 등을 몇 자 적어본다. 오전 11시로 예약한 집 근처 병원에 10분 정도 미리 도착한 뒤 안내에 따라 한 장 짜리 간단한 건강 관련 설문지를 작성했다. 동네 작은 병원이라 대기 인원이 몇 명 없었고 곧바로 의사와 짧은 면담을 거쳐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혹시 몰라 십여 년 전 처음 독감 백신 맞고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항히스타민제 주사 맞았던 경험 등 빠짐없이 문의했음에도 대기 시간까지 다 합쳐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평소 감기 등으로 여러 번 진료해줬던 친숙한 얼굴의 여의사는 만에 하나 알레르기 반응 등 이상 증상이 보이면 곧장 병원에 와서 주사 투약 등 처치를 받으면 된다고.. 2021. 9. 13. [틀리기 쉬운+헷갈리는 맞춤법] 업데이트 7 ▶'옜다'는 '여기 있다'의 준말이므로 받침을 쌍자음으로 씁니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단어가 줄어들 때 원래 모양과 최대한 같게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뭇'은 '아주 딴판으로, 마음에 사무칠 정도로 매우, 거리낌 없이 마구, 내내 끝까지'를 의미하고 '자못'은 '꽤, 생각보다 훨씬'을 의미합니다. '자못'의 의미만 기억해 두면 쉽게 구분할 수 있지요. ▶시험을 '마치'고 친구와 정답을 '맞추'었는데, 고민하던 문제를 '맞힌'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조금 짧은 듯하다'는 의미를 가진 형용사는 '*짧막하다'가 아니라 '짤막하다'입니다. ▶'으스스'는 표준어니까 사용할 수 있고, '으시시'는 그렇지 않으니 사용할 수 없을까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널리 쓰는 하나의 말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은 그 표.. 2021. 9. 13. 20년 전의 나 vs 현재의 나ㅣ셀프 흑역사 제조(그냥 지나가셔도 됩니다!) 우연히 2001년에 끄적인 글을 보다가 20년 전의 나를 추억하고 2021년 현재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감수성 충만하던 20대 시절엔 블로그에 일기 쓰듯 사소한 이야기를 부지런히 써 내려갔다. 외사랑인지 짝사랑인지 전하지 못 한 말들로 채워나가던 시기에 특히 더 열중했더랬다.그렇게 셀프 흑역사를 남기던 시절의 풋풋함 너머 수치스럽기까지 한 블로그들을 무슨 미련인지 여태 지우지 못하고 있다.미련이라 생각하면서도 어느 날은 실수와 허점들마저 사랑스러운 기억으로 채색되어 차마 지우지 못한 채 내버려 두었다.그러다 코로나 시기를 적적하게 보내던 중 현재 심정(心情)과 심경(心境)에 대해 블로그에 써보고 싶어 티스토리에 새로운 터를 잡았다. 틈날 때마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예전 블로그들이 떠올랐다. 다음,.. 2021. 9. 12. [틀리기 쉬운+헷갈리는 맞춤법] 업데이트 6 '쇠고기'의 '쇠'는 '소+ㅣ(ㅢ)'로 분석할 수 있으므로 '쇠고기'는 '소의 고기'를 의미합니다. 현대에서는 '소'에 '고기'를 직접 결합한 형태가 널리 쓰이며 '쇠고기'와 '소고기' 둘 다 표준어예요. '박수 쳐', '함성 질러', '갈증 해갈' 등의 표현은 한자 낱자를 뜯어볼 때 사실 다른 말의 뜻과 겹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의미 중복 표현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견해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동사 '잘하다'는 '옳고 바르게 하다/좋고 훌륭하다'의 의미로, 부사와 동사로 이루어진 '잘 하다'에서 '잘'은 '자세하고 정확하거나 분명하고 또렷이/아주 적절하거나 알맞게' 등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흔히들 '맛있다'와 '멋있다'를 [마싣따], [머싣따]로 발음을 하시죠. [마딛따]와 [머딛.. 2021. 8. 23. [틀리기 쉬운+헷갈리는 맞춤법] 업데이트 5 [로서, 로써 구분하기] 2. 로서와 로써, 아직도 구분이 어렵다고요? 그렇다면 '로써' 대신 '~(을)를 이용하여'를 넣어 보세요. 자연스럽다면 '로써'입니다. (말을 이용하여 사람을 다루다. → 말로써 사람을 다루다.) 대개 동사 뒤에는 '-느냐'를, 형용사 뒤에는 '-(으)냐'를 사용해 물음을 나타내는데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현대 구어 사용의 현실을 고려할 때, 동사 뒤에도 '-냐'를 써서 '집에 가냐'로도 쓸 수 있습니다. 이지(이성과 지혜)로써 행동하거나 판단하는, 또는 그런 것. 용모나 언행에서 이지가 풍기는, 또는 그런 것을 '이지적'이라고 합니다. 어미가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용언에는 '하다→하여(여 불규칙)', '이르다→이르러(러 불규칙)', '오다→오너라(너라 불규칙)' 등이 있습니.. 2021. 8. 11. 해양생물 최강자 범고래(Orca), 별명은 Killer Whale 최근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유튜브 보는 취미가 생겼다. 흥미로운 뉴스나 다양한 정보, 개인의 브이로그 등 다채로운 주제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기도 하다. 재밌게 봤거나 흥미를 돋우는 영상들을 구독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 영상들도 꽤 볼 만했다. 주로 보면 기분 좋아지는 동물 영상이나 웃긴 영상들을 종종 보곤 하는데 특히 바닷속 해양 생물, 그중에서 고래 등 대형 생물이 너무나 아름답고 경이로웠다. 다이버 등에 의해 구조되는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보면서 감동적이고 뿌듯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그물망, 낚시찌 등에 고통받던 돌고래나 상어, 가오리 등이 역설적이게도 선한 인간들에게 의해 자유를 찾아 바닷속을 유영하며 멀어지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힐링 그 자체였다. 그중 가.. 2021. 8. 10. 덕분에vs때문에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다툼이 일어나는 건 일상이고 흔한 일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호와 취향이 존재하기 때문. 무언가 함께 할 때 둘 다 만족할 만한 결론을 얻기 위한 합의 과정은 필수다. 그 과정에서 의견 차이나 불협화음은 필연적이다. 그렇게 투닥투닥 싸우다 보면 때론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기 일수. 문제는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서로를 탓하기 시작하면 서다. 싸움의 원인을 상대의 이기심, 몰이해,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심하면 상대를 폄하하고 폄훼하기에 이른다. 잘되면 내 덕분이고 안되면 니 탓이 되는 까닭이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어쩌면 우리는 말투나 표현방식부터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습관적으로 쓰는 말 중에 '~때문에'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났.. 2021. 8. 9.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