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to do list(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

 

혼자 사색하기, 사진출처: Pexels

평소 눈 뜨자마자 하는 행동은 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밤새 새로운 소식은 없나 웹 서칭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트윗 등 SNS를 통해 타인의 관심사나 인기 검색어, 실검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남들과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또 심심하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잠에서 깨자마자 화장실에 다녀온 뒤 휴대폰을 집어 들고 유튜브 앱을 켰다. 구독 채널의 신규 영상 및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영상을 살펴보면서 재밌을 만한 것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동기부여 영상 하나가 눈에 띄어 호기심에 바로 재생시켰다.

내용은 <마지막 몰입>의 저자이자 스스로 '브레인 코치'라고 말하는 짐 퀵의 강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10%가 'to do list' 뿐 아니라 'not to do list'를 작성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디지털 빌런들(디지털 과부하, 디지털 몰입 방해 등)에게 방해받지 않기 위해, 나아가 스스로 도파민 중독을 일으키는 행동에 제재를 가하기 위해 'not to do list' 작성하는 것.

'not to do list'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는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 것'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첫 한 시간 동안 휴대폰 하지 않기'라고 한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환상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실제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전환 시 오류나 실수가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뇌가 더 효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도.

반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휴대폰부터 찾아서 밤새 새로운 소식이 없는지 SNS들을 들여다보며 시작하는 일상에 대해 비록 좋은 습관은 아니라도 나쁜 행동이라고까지 생각해본 적 없다. 그래서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해온 나의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자각조차 못하고 있던 나의 행동에 대한 고찰이랄까?

아침에 눈뜨자마자 휴대폰을 보고 SNS 등 디지털 세상의 넘치는 정보들로 '도파민 분비'라는 자극을 쫓아 중독적으로 과하게 흥분상태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뇌가 집중(몰입)을 할 수 없는 산만한 상태가 된다. 그렇게 집중력이 흩어진 상태에서 아침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날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 

 

우리는 늘 무언가에 쫓기듯 살고 있다. 당장 급한 불 끄느라 바쁘다 보니 필연적으로 지치고 에너지가 소진되어 '나'를 돌아볼 여유 따윈 없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뭔지, 급하진 않지만 중요해서 챙겨야 할 일이 뭔지 떠올리고 단속할 시간도 틈도 없다. 차분히 앉아 생각할 여지가 없으니 급한 것만 처리하다 막상 중요한 일을 놓치고 후회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러한 후회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겐 '차분히 앉아 생각할 시간'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당연한 습관이 될 때까지 말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니까.

 

할 일 목록 작성은 참 잘한다. 다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매번 다 하지도 못하는 계획을 세우곤 한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은 없으니 실행 후 수정하고 보완하면 될 일이지만 문제는 과도한 계획이 반복될 때 미시도˙미완성 계획에 대한 실망으로 의지나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한정된 에너지와 시간을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 

 

to do list 뿐 아니라 not to do list 작성이 필요한 이유다.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을 없애고 가치 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적어보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자. (더 나아가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나 신념을 지키고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하는 브레이크, 제동장치처럼 '하지 말아야 할 행위'에 대해 폭 넓게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예를 들면, '의사결정시 나의 이익만 우선시 하지 말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말자',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성공하지 않겠다' 등등 말이다.)

 

지금까지 책이든 미디어든 직접 사사 받든 직간접적으로 습득한 지혜로운 조언들을 떠올려 본다면 아침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아침에 눈을 뜨면 세수나 샤워로 잠 기운을 떨치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차분하게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거다. 심심하고 따분하다고 바로 휴대폰을 하거나 컴퓨터에 접속하지 않고(not to do list) 조용히 내 마음과 몸 상태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펼쳐질 하루를 떠올려보는 거다. 이어서 아침운동(나의 경우, 스트레칭과 맨손체조)을 할 수도 있고 아침 일기(감사일기)를 쓰거나 일과 계획 등을 해도 좋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든든히 하고 그날의 일정을 시작하는 거다. 

 

그렇게 여유있게 분명한 방향키를 잡고 하루를 순탄하게 내 뜻대로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