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사색/에세이*시*소설61

[자작시] 그 이름 그 이름 입 밖에 내어 놓으면 명치가 저려오고 코 끝 찡한 먹먹한 그리움이여 제 몸 생명 나눠주고도 더 달라 보채는 원망마저 달게 받는 이여 가진 걸 다 내어 놓고도 더 줄 수 없어 미안해하는 누추하고 남루한 이여 요람처럼 아늑하고 햇볕처럼 따사로운 낡은 담요 풀 먹인 내여 그 이름 앞에서 누구나 천둥벌거숭이 철부지 될 수밖에 나를 세상으로 밀어낸 그 이름 더 이상 부를 수 없을 때 아이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외로움이 된다 ***** 나는 아직도 아이인가 보다. 아직도 '엄마' 타령인 걸 보면.. 그래도 아직 내 곁에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다. 조금 더 어른 아이로 남아있고 싶다. 시 제목을 정하지 못하고 한 참을 고민했다. '마음의 쉼터', '그루터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 등등 고민이 쌓여 결정장애.. 2021. 7. 9.
엄마밥상 얼마 전 허리 디스크로 요양차 엄마가 있는 논산에 내려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엄마는 한결같은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다. 물론 조심하지 않고 다쳐서 왔냐고 애정 듬뿍 담긴 잔소리도 잊지 않으셨다. 다행히 등짝스매싱은 건너뛰었다. 까맣게 탄 얼굴이 조금 마른 듯 했지만 다행히 건강해 보이는 엄마의 해맑은 모습에 그리움이 가셨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무심하게 연락도 없다가 힘들거나 지칠 때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게 엄마인 걸 보면 아무리 나이 먹어도 엄마 앞에선 늘 아이가 되어버린다. 어른이 되고 독립한 후 나를 위한 밥상 차리기도 힘 들 만큼 지친 날이면 더욱 그렇다. 엄마에게 달려가거나 그러지 못하면 전화로 투정을 부리고 싶어 진다. 무조건적인 애정과 지지가 보장된 엄마라는 울타리와 그늘 아래서 맘껏 쉬고.. 2021. 7. 8.
홀로 치열한, 글쓰기에 대해 "봄에 대해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말하지 말고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하세요. 사랑에 대해 쓰지 말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쓰세요. 감정은 절대로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전달되는 건 오직 우리가 형식적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이에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는 봄이면 시간을 내어서 어떤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시고 애인과 함께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그 맛은 어땠는지, 그날의 날씨는 어땠는지 그런 것들을 기억하려고 애쓰세요." -이외수 「글쓰기 공중부양」(동방미디어, 2006) 최근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뻔하지 않게 쓰기 위.. 2021. 6. 21.
[자작시? 작사!] 썼다 지웠다(+관계에 대한 고찰) 셀 수 없이 고쳐 쓴 문자메시지 보내지 못해 속 끓이다 한 참 지나 겨우 보낸 한 마디 내가 잘 못했어 미안해(지친다. 이제 그만하자) 셀 수 없이 썼다 지웠다 이게 무슨 짓인지 속상한 마음에 속엣말 가공 못하고 툭 튀어나간 한 마디 금이 간 우리 사이 어떤 말도 변명 같고 왜 내 맘 몰라, 야속하고 좀 더 세련되게, 오해 사지 않게 말 못 한 내가 답답해 더 밉다 어떡하지? 말할수록 오해가 쌓이는 기분 뭔가 잘해보려다 망친 기분 마음 밭에 가뭄이 왔어 요샌 나도 지친다(이제 그만 하자) 그래, 너도 그런 거겠지 답답한 마음 끝나지 않은 오해 무한궤도처럼 반복되는 다툼 서로를 할퀴고 상처와 눈물로 얼룩진 잠 못 드는 밤 켜켜이 보내지 못한 문자메시지만 썼다 지웠다 눈 밑 그늘이 깊어만 간다 늘어난 한숨 .. 2021. 6. 13.
[자작시]해 질 녘 자전거 페달 밟아 바람 타고 달리면 눈 닿는 먼 곳까지 탁 트인 시야 유난히 커다란 붉은 해가 지네 회색빛 도시 하늘 온통 붉게 물들어 느른한 열기가 퍼진다 흐르는 강물 따라가다 다정한 커플 지나쳐 오늘따라 더 아쉬운 해 질 녘 건물 숲 뒤로 숨어 사라져 가네 색 잃은 도시 하늘 붉게 물들어 온기가 남아있네 점점 어두워지는 사이 보고 싶은 너의 얼굴 해져가는 붉은 노을 떠오르는 너의 빨간 볼 그 뜨끈한 열기가 내 볼에 남아있네 ***** 한강에 나가 종종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요. 최근엔 자주 나가지 못하지만 한 동안 따릉이가 제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시절, 매일 1~2시간은 자전거를 탔어요. 그렇게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질주하다 보면 한눈에 강 건너까지 도시의 회색 빛 속 조명들에 눈을 빼앗기곤 했죠. 가장.. 2021. 6. 10.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10가지 조언 1. 무엇이든 메모한다. 찰나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메모하지 않으면 휘발되어 사라진다. 2. 일의 경중을 따진다. (매일 업무 시작 전) 우선순위 정하기. 3. 매일 운동한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체력은 필수. 4. 작은 지출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다. 티끌모아 태산이듯 작은 지출이 모여 큰 손실. 사치와 필수적 지출 식별 능력 기르기. 5. 하루를 빨리 시작한다. 아침에 창의력, 상상력, 두뇌활동 활발하다. 미라클 모닝 실천하기. 6. 책을 항상 곁에 둔다. 폭넓은 간접 경험과 정보 축적에 최고의 방법은 책 읽기. 7. 주변인에게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진심 담아 감사함 표현하기. 사람들과의 유대 중시, 오래 지속되는 관계 형성하도록 노력하기. 평생 친구들에게 축하 전화해주는 습관 기르고 안부 묻.. 2021. 5. 26.
심신 안정엔 걷기가 최고(+수정) 요새 감정조절이 잘 안된다. 좀.. 뭐랄까? 사소한 일에 신경이 쏠리면서 급작스럽게 짜증과 신경질이 나온다. 갱년기 증상 때문인지 아니면 자의로 자가격리 중인 집콕 증후군이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때문인지 헷갈린다. 롤러코스터를 타 듯 오르락내리락 감정이 널을 뛴다. 맑았다 흐렸다 기분이 변덕을 부린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 같다. 그럴 땐 무조건 걷는다. 최대한 간편한 옷을 챙겨 입고 핸드폰, 이어폰만 챙겨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한다. 평소 즐겨듣는 기분 전환용 신나는 음악 리스트를 재생시켜 리듬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열나는 머리를 식히고 복잡한 마음을 비울 수 있다. 마치 경보 경기에 임하듯 내딛는 발과 다리에만 집중하다 보면 비워지게 된다. 그것이 어떤 감정이든 어떤 생각이든.. 2021. 5. 14.
편리한 언택트 차갑게 식은 마음 코로나 시절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한 '배달의 민족'답게 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먹는 게 일상이 되었다. 나의 경우, 요리에 소질이 없어 음식을 해 먹기보다 사 먹는다 쪽이었는데 그마저도 전염병 시대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배달시켜 먹는다로 바뀌었다. 편안하고 안전한 집에서 근처 맛집 음식을 줄 서는 기다림 없이 전달받는 편리함에 모두가 쉽게 익숙해졌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이 15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다. 나 역시 그렇고. 물론 편리함엔 대가가 있다. 배달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손실 외에 여러 가지가. 앱을 열면 집 근처 배달 가능한 맛집 리스트만 수십 가지가 펼쳐진다. 배가 덜 고프면 리뷰까지 꼼꼼히 읽어보며 둘러보다 몇십 분이 흐를 만큼 리스트와 정보가.. 2021. 5. 4.
[영상리뷰]초고도 비만견 오비의 달리기:다이어트는 오비처럼! 영상출처: YouTube에서 '35kg 초고도 비만견 오비, 기적의 다이어트 여정' 닥스훈트 오비는 초고도 비만견이다. 고령인 전 주인이 음식을 많이 줬지만, 산책을 시키지 못해 체중이 엄청나게 늘었던 것. 현재 보호자인 노라 씨는 오비를 도와달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보고, 바로 입양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구조됐을 때 35kg였던 오비는 뱃살이 땅에 닿아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였다. 풍선처럼 부풀어 꼼짝도 할 수 없는 모습에서 절망과 불가능이란 수식어가 떠올랐다. 현재 날렵한 몸매로 내달리는 모습이 될 때까지 1년간의 도전이 담긴 영상은 짧지만 여운은 길었다. 오비만큼은 아니어도 늘어난 뱃살로 자존감까지 낮아져 가던 내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었다. 영상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 영상 .. 2021. 5. 3.
[자작시]울다 ver.2 타는 그리움 바싹 마른 사막 네가 필요해 너를 그린다 아이처럼 소리 내 울어버리자 가만가만 쓰다듬는 그리운 온기 네 생각에 먹먹한 가슴 뿌예진 시야 시큰한 콧날 눈물 한 줄기 가슴에 맺혀 단단히 굳어 화석이 된다 시간이 할퀴고 간 기억은 색을 잃고 삭풍이 만든 틈새 어느 날 예고 없이 둑이 터진다 흘러넘쳐 소나기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울고 싶은 나는 너를 그린다 너는 늘 눈물로 온다 ***** 어쩌다 보니 두 가지 버전. 노트에 적어놓은 첫 번째 버전을 수정하려다가 생각의 줄기가 뻗어나가고 또 다른 버전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냥 반복의 미(美?)도 있고 같은 제목 다른 느낌으로 두 번째도 올립니다. 어설프고 미숙하지만 그래도 자꾸 쓰다 보면 뭐라도 되겠죠? 2021.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