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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색80

심신 안정엔 걷기가 최고(+수정) 요새 감정조절이 잘 안된다. 좀.. 뭐랄까? 사소한 일에 신경이 쏠리면서 급작스럽게 짜증과 신경질이 나온다. 갱년기 증상 때문인지 아니면 자의로 자가격리 중인 집콕 증후군이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때문인지 헷갈린다. 롤러코스터를 타 듯 오르락내리락 감정이 널을 뛴다. 맑았다 흐렸다 기분이 변덕을 부린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 같다. 그럴 땐 무조건 걷는다. 최대한 간편한 옷을 챙겨 입고 핸드폰, 이어폰만 챙겨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한다. 평소 즐겨듣는 기분 전환용 신나는 음악 리스트를 재생시켜 리듬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열나는 머리를 식히고 복잡한 마음을 비울 수 있다. 마치 경보 경기에 임하듯 내딛는 발과 다리에만 집중하다 보면 비워지게 된다. 그것이 어떤 감정이든 어떤 생각이든.. 2021. 5. 14.
편리한 언택트 차갑게 식은 마음 코로나 시절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한 '배달의 민족'답게 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먹는 게 일상이 되었다. 나의 경우, 요리에 소질이 없어 음식을 해 먹기보다 사 먹는다 쪽이었는데 그마저도 전염병 시대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배달시켜 먹는다로 바뀌었다. 편안하고 안전한 집에서 근처 맛집 음식을 줄 서는 기다림 없이 전달받는 편리함에 모두가 쉽게 익숙해졌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이 15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다. 나 역시 그렇고. 물론 편리함엔 대가가 있다. 배달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손실 외에 여러 가지가. 앱을 열면 집 근처 배달 가능한 맛집 리스트만 수십 가지가 펼쳐진다. 배가 덜 고프면 리뷰까지 꼼꼼히 읽어보며 둘러보다 몇십 분이 흐를 만큼 리스트와 정보가.. 2021. 5. 4.
[영상리뷰]초고도 비만견 오비의 달리기:다이어트는 오비처럼! 영상출처: YouTube에서 '35kg 초고도 비만견 오비, 기적의 다이어트 여정' 닥스훈트 오비는 초고도 비만견이다. 고령인 전 주인이 음식을 많이 줬지만, 산책을 시키지 못해 체중이 엄청나게 늘었던 것. 현재 보호자인 노라 씨는 오비를 도와달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보고, 바로 입양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구조됐을 때 35kg였던 오비는 뱃살이 땅에 닿아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였다. 풍선처럼 부풀어 꼼짝도 할 수 없는 모습에서 절망과 불가능이란 수식어가 떠올랐다. 현재 날렵한 몸매로 내달리는 모습이 될 때까지 1년간의 도전이 담긴 영상은 짧지만 여운은 길었다. 오비만큼은 아니어도 늘어난 뱃살로 자존감까지 낮아져 가던 내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었다. 영상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 영상 .. 2021. 5. 3.
[자작시]울다 ver.2 타는 그리움 바싹 마른 사막 네가 필요해 너를 그린다 아이처럼 소리 내 울어버리자 가만가만 쓰다듬는 그리운 온기 네 생각에 먹먹한 가슴 뿌예진 시야 시큰한 콧날 눈물 한 줄기 가슴에 맺혀 단단히 굳어 화석이 된다 시간이 할퀴고 간 기억은 색을 잃고 삭풍이 만든 틈새 어느 날 예고 없이 둑이 터진다 흘러넘쳐 소나기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울고 싶은 나는 너를 그린다 너는 늘 눈물로 온다 ***** 어쩌다 보니 두 가지 버전. 노트에 적어놓은 첫 번째 버전을 수정하려다가 생각의 줄기가 뻗어나가고 또 다른 버전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냥 반복의 미(美?)도 있고 같은 제목 다른 느낌으로 두 번째도 올립니다. 어설프고 미숙하지만 그래도 자꾸 쓰다 보면 뭐라도 되겠죠? 2021. 4. 30.
[자작시]울다 ver.1 넌 내게 눈물겹다 먹먹한 가슴 뿌예진 시야 시큰한 콧날 눈물 나게 하는 너 그리움 사무치는 너 또 그르르 흘러내리는 한 줄기 소나기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가슴에 맺힌 한 방울 굳어 화석이 된다 나도 가끔 아이처럼 소리 내 울고 싶어라 누군가 손 내어주고 가만가만 등 쓸어내리는 그리운 손길 그 온기 이유 없이 서럽게 울어도 이쁨 받던 어린 시절이여 ********** 그냥 이유 없이 서러워져 눈물 날 때가 있다. 어쩌다 혼자 잠들 때 이불을 적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무거라도 핑계를 댄다. 지금 보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이 불쌍해서 갑자기 먼지가 들어가서, 뭐 어쩌고저쩌고... 사실은 뒤늦게 생각난 억울함일 수도 있고 오래전 기억 속 잊지 못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한 맺힘 .. 2021. 4. 29.
[자작시]길 위에 나그네 불완전한 존재야, 사람은 늘 안절부절 자꾸 흔들리고 몸살 나게 행복하고 완전해 못 견디게 외롭기도 덧없기도 오늘은 미칠 듯이 사랑하고 내일은 또 죽일 듯이 미워해 매일매일 오르막 내리막 롤러코스터 위 어지럽기만 포기 못해 넘어지고 다쳐도 행복의 파랑새 찾아 떠나지 길 위에 나그네 미련 남기고 또 다른 미련 찾아 떠나간다 ********** 평소 여기저기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일기장에서부터 수첩, 메모 어플까지 다양하게 메모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찰나의 순간 떠오른 생각들을 꾸밈없이 날 것대로 적어둔 채 잊어버렸다가 문득 다시 찾아 수정하고 덧붙이고 확장해나가곤 합니다. 이번에도 메모해 놓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다시 보고 뒤집어 보고 뜯어보고 해체하고 그러다 얼렁뚱땅 끝맺음을 보네요. 가장 고민.. 2021. 4. 20.
회색빛 친구 Y 중학교 3학년 때 난생처음 단짝 친구가 생겼어요. 학교에서만 주로 어울려 놀던 어린이에게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가 생긴 거죠. 하교 후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관심사와 고민, 불안, 꿈 등 무궁무진한 이야기들로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는 솔메이트가 되었어요. 각자 다른 고등학교로 배정되기 전까지 거의 매일 만날 정도로 정말 마음 많이 주고 좋아했던 친구였어요. 나와 정말 다른 친구였기에 더 끌렸어요. 이상주의자에 구김살 없이 해맑기만 한 나와 달리 세상을 회색빛으로 보는 염세주의자인 까칠이여서 신기하고 더 알고싶었어요. 우리는 어울리지 않은 요상한 조합이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어요. 록음악을 좋아하는 친구 따라 대학가 음악다방까지 가서 뮤직비디오를 보고 오고 한강공원에 나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며 .. 2021. 4. 18.
9남매 중 맏이 9남매 중 맏이인 엄마에게는 아래로 네 명의 여동생과 네 명의 남동생이 있다. 그 당시 9~10남매 정도야 흔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공교롭게도 엄마 아래 두 명까지만 한 배를 빌어 났고 그 아래 여섯은 배다른 형제자매다. 친모인 외할머니 외에도 여럿의 첩을 둔 외할아버지로 인해서다. 단지 아들을 얻기 위해서였다.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는 본처였고 아들딸 번갈아가며 열 명이나 출산했으나 딸 셋만 살아남았다.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여러 첩들과 그들의 소생까지 돌보며 노비처럼 평생 일만 하셨다. 흥부 부인처럼 줄줄이 자식 건사하며 고된 농사일을 하느라 일찍부터 허리가 굽었다. 풍류 좋아하는 남편 뒷바라지는 당연한 일이고. 그런 외할아버지라도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사별하셨다. 그래서일까? .. 2021. 4. 16.
[영화 리뷰] 8월의 크리스마스ㅣ남겨진 사랑이 아파하지 않게 추억조차 되지 못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난 그 남자의 사랑법 영화: 감독: 허진호 배우: 한석규, 심은하 매서운 바람에 급하게 목도리를 사서 둘러야 했던 추운 저녁이었다.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면서 여전히 대표작인 를 만난 건. 1998년 1월에 개봉했던 는 여전히 많은 영화팬들에게 ‘다시 보고 싶은 명작’ 리스트에 올라 있는 영화다. 영화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한국 상업영화 최초의 재개봉 작이 되어 15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개봉 당시 인연이 닿지 않아 보지 못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의 말과 글로 회자된 만큼 케이블방송 등에서 숱하게 방영됐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집중해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잠시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왜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인생 최고.. 2021. 4. 11.
[영화 리뷰] 제8요일 ㅣ 순수+사랑+나무+풍뎅이+초코렛?=조지 성공한 세일즈맨강사 아리. 그는 좋은 집에 좋은 차에 안정적인 직장,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보다 깊이 그의 속 사정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어느 날 그의 아내는 ‘자기를 찾고싶다’며 떠나고 아이들 역시 데려간다. 너무나 바빴을 뿐이었던 아리는 아내가 떠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한다. 아이들이 오던 날, 데려갈 시간이 없어 기차를 태워보내라고 해놓고 결국 아리는 마중을 늦게 나가 아이들과 어긋나게 된다. 이로 인해 아이들마저 아빠인 아리에게 실망하고 상처입게 된다. 궁지에 몰린 아리는 어찌할 바를 몰라 좌절에 휩싸인다. 그의 일상을 보자. 그는 매일 아침 정각 7시 30분, 라디오 소리에 잠을 깨고 토스트로 아침을 떼운 뒤 출근 길 교통체증에 분노하며 출근해서 사람들에게 영업인의.. 2021.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