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출했다 돌아오니 냉전 중이었던 조카 지야가 강아지처럼 달려와 안겨주어 고마웠다. 해맑게 웃는 순한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어여뿐지.. 서로 사과하고 다친 마음 보듬어주고 뜨겁게 화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마음 한 켠 묵직하게 남아있던 불편한 감정이 미안함이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어제 하교시간, 친구들과 못 놀게한 것에 골이 난 지야가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같이 안쓰려고 했다. 여러 번 불러도 곁에 오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서 오는 아이를 비맞게 할 수 없어 결국 혼자 씌워주었다. 막상 우산을 넘겨주니 비 맞을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참지 못하고 홧김에 '못돼 처먹었다'고 질러 버렸다. 물론 말이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아차 싶었다. 아이가 짜증낸다고 같이 짜증내는 못난 어른이라는 자책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오늘 내내 마음에 걸렸다. 11살 인생 중 가장 심한 말이었다며 울면서 서운하다 토로하는 지야를 안아주고 사과하고 또 사과해야했다. 심지어 갱년기 호르몬의 부작용을 어필해가며 용서를 구해 겨우겨우 마음을 풀어주었다. 부디 울보조카에게 내 미안한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었길, 서운한 기억까지 싹 지워지길 바란다.
2. 올 해는 제부에게 화이트데이 의리사탕을 받아서 감사하다.
솔로인생으로 매번 무슨 무슨 데이 때마다 소외감 느끼기 여러 번이었는데 의리사탕을 챙겨준 제부의 상냥함에 눈물 찡할 만큼 고마웠다.(동생아~ 역시 너 결혼 잘 한 거 같아!) 발렌타인데이 때 이 원수? 은혜!를 갚으려면 의리 초콜릿이라도 준비해야 할까싶다.
3. 고교동창 친구와 2020 코로나 시기를 건너띄고 1년여만에 만나서 하루 온종일 입이 마를 만큼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 친구와 가족들이 무사안녕해서 감사하고 그 친구가 얼굴과 몸은 조금 변했어도 알맹이가 여전히 고교 때 봤던 그대로여서 고마웠다.
무엇보다 여고시절 친구를 만나 오랜만에 어린 마음으로 돌아간 듯 철부지 때처럼 수다를 떨었을 뿐인데 생각이상 즐겁고 기뻤다.
옷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헌?옛? 오래될 수록 좋다는 말이 정답이구나 싶다. ^^
#감사일기 #우당탕탕조카육아?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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