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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색

감사일기 21.3.14 | 화이트데이

by 별사색 2021. 3. 19.

1. 외출했다 돌아오니 냉전 중이었던 조카 지야가 강아지처럼 달려와 안겨주어 고마웠다. 해맑게 웃는 순한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어여뿐지.. 서로 사과하고 다친 마음 보듬어주고 뜨겁게 화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마음 한 켠 묵직하게 남아있던 불편한 감정이 미안함이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어제 하교시간, 친구들과 못 놀게한 것에 골이 난 지야가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같이 안쓰려고 했다. 여러 번 불러도 곁에 오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서 오는 아이를 비맞게 할 수 없어 결국 혼자 씌워주었다. 막상 우산을 넘겨주니 비 맞을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참지 못하고 홧김에 '못돼 처먹었다'고 질러 버렸다. 물론 말이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아차 싶었다. 아이가 짜증낸다고 같이 짜증내는 못난 어른이라는 자책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오늘 내내 마음에 걸렸다. 11살 인생 중 가장 심한 말이었다며 울면서 서운하다 토로하는 지야를 안아주고 사과하고 또 사과해야했다. 심지어 갱년기 호르몬의 부작용을 어필해가며 용서를 구해 겨우겨우 마음을 풀어주었다. 부디 울보조카에게 내 미안한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었길, 서운한 기억까지 싹 지워지길 바란다.

2. 올 해는 제부에게 화이트데이 의리사탕을 받아서 감사하다.
솔로인생으로 매번 무슨 무슨 데이 때마다 소외감 느끼기 여러 번이었는데 의리사탕을 챙겨준 제부의 상냥함에 눈물 찡할 만큼 고마웠다.(동생아~ 역시 너 결혼 잘 한 거 같아!) 발렌타인데이 때 이 원수? 은혜!를 갚으려면 의리 초콜릿이라도 준비해야 할까싶다.

3. 고교동창 친구와 2020 코로나 시기를 건너띄고 1년여만에 만나서 하루 온종일 입이 마를 만큼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 친구와 가족들이 무사안녕해서 감사하고 그 친구가 얼굴과 몸은 조금 변했어도 알맹이가 여전히 고교 때 봤던 그대로여서 고마웠다.
무엇보다 여고시절 친구를 만나 오랜만에 어린 마음으로 돌아간 듯 철부지 때처럼 수다를 떨었을 뿐인데 생각이상 즐겁고 기뻤다.

옷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헌?옛? 오래될 수록 좋다는 말이 정답이구나 싶다. ^^

#감사일기 #우당탕탕조카육아?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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