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사색

감사일기 21.10.10ㅣ대화의 기쁨

by 별사색 2021. 10. 11.

 

1. 최근 데이트를 시작했다. 오랜만이다. 몇 번 만났으나 아직은 낯선 서로에게 조금씩 관심을 두고 천천히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오늘은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맛있는 밥 먹고 영화 보는 데이트의 정석일 수 있는 하루의 끝에 커피 마시러 간 곳이 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카페여서 대화할 분위기가 잘 조성된 덕이 크다. 최대한 진솔하고 담백하게 대화하려 노력했고 어느 정도 단 시간 내에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였다 생각한다. 내가 두 배로 더 많이 얘기한 느낌이지만 직설적인 질문들에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성실히 대답해 주어 고마웠다. 그동안 궁금했지만 묻지 못했던 것부터 음식 취향 등 소소한 것들까지 생각나는 대로 물어봤고 나 또한 성실히 답했다. 현재 관심사, 취미, 서로의 과거 연애사, 연애관, 가족들 및 친구와 지인들에 관한 이야기, 심지어 각자의 약점이나 솔직한 생각 등 주제는 다양했고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내내 집콕 모드에 집순이로 살다보니 호감 가는 사람과의 대화가 즐거운 일이란 걸 잊고 있었다.

2. 지난 수요일 오래 알았던 지인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식사 중이었는데 예상보다 충격이 컸나보다. 급체를 했고 하루를 꼬박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 그 이후 오늘 아침까지 엄마표 정성 담긴 특제 잣죽을 먹었다. 거의 3~4일 동안 내내 먹어서 죽이 물릴 정도였지만 덕분에 소화능력도 제기능을 회복했고 식욕도 돌아왔다. 이제 다시 밥다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건강의 소중함,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인 먹는 것의 소중함. 소화기관을 비롯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장기들의 소리 없는 노고까지 고마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게 미리미리 건강 잘 챙기자!

3. 딸의 늦은 귀가에 졸음을 참고 기다려준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무조건적인 내편, 내 말에 온 마음을 다해 귀 기울여 주는 엄마가 있어 감사하다. 현재의 내 입장, 솔직한 내 마음,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두려움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리저리 튕겨나가는 이야기마저 엄마는 참을성 있게 끝까지 들어주셨다. 내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대화하는 평안한 시간이 힐링이었다.

함께 파스타 먹는 모녀의 사진, 사진출처: Pexel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