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한 사람들은 모질지가 못하다.
그러다 보니 복수할 때도 끝까지 가지 못하고 포기한다.
이만하면 됐다고 마지막 목숨줄을 끊어내지 못해 결국 더 모질고 악독한 원수에게 앙갚음당하는 배드엔딩을 맞이한다.
뻔히 그 결말이 예상되어도 손속이 모질지 못한 그들은 차라리 자신을 벌하길 선택한다. 안타깝게도.
심지어 원수를 향해 단죄의 칼날을 휘두르지 못해 화병을 얻거나 자책하다 차라리 자신을 멸한다.
그렇게 끝내 모질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속이 곪고 썩어 들어갈지언정 눈앞의 원수를 해치지 못하는 것이다. 역공당할지라도.
그러니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여태 소수의 모질고 독한 이들에게 수탈과 억압과 핍박 속에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순응하였으리라. 차마 양심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악인들 수준으로 타락할 수 없기에, 끝내 악독해지지 못한다. 무수한 억울함에도 통곡과 회환을 벗 삼아 견디고 또 견딜 뿐이다.
민중의 삶이 그러했을까. 매번 새로운 위정자들의 반복된 악행에 끊임없이 짓밟히고 마구 파헤쳐 짐에도 멸종하지 아니하고 꿋꿋하게 들풀처럼 살아남았으리라.
끝끝내 살아남아 온 땅을 푸르게 뒤덮었고 민주주의는 그렇게 피 흘리며 이 땅에 자리 잡았다. 그랬기에 황폐한 겨울이 와도 땅 속 깊이 뿌리내려 봄까지 긴 기다림을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견디고 참는 게 끝일까? 원통한 한 맺힘으로 끝난다고?
아니다.
진짜 엔딩은 '군자의 복수'가 완성한다.
강가에 나가 흘러가는 강물을 초연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네 원수의 시체가 떠내려올 거라는 이야기.
굳이 내 손에 피 묻히지 않아도 군자의 복수는 그렇게 완결된다.
그러니 괜찮다. 모질지 못해, 원수의 마지막 숨통을 끊지 못해 후한을 남겨두었을지언정. 군자의 복수처림 기다리면 된다.
원수가 스스로 자멸할 수 있으니. 끝내 업보로부터 기인한 악연으로 인과응보를 완성 지을 터.
그러니 괜찮다. 지금 당장 너의 억울함과 고통이 풀 데 없어 가슴이 터질 거 같고 분해서 폭발할 지경이어도. 그 원통함이 강처럼 산처럼 쌓인 것 같아도.
군자의 복수가 완성될지니.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
그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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