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사색/에세이*시*소설

보통의 하루ㅣ오늘도 무탈하길

by 별사색 2025. 8. 16.

오늘 아침도 심심할 정도로 평화로운 고요 속에서 저절로 눈이 떠졌다. 감사하게도 밤 사이 별일 없이 잠에서 깨어나 평범한 하루가 시작됐다.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하루에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나에겐 그저 어제와 똑같은 평범한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평화로운 일상일 수 있다.


하룻밤 사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만 봐도 누군가는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에 휘말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도 하고 또 새 생명을 잉태하거나 세상에 태어나게 하기도 한다. 크고 작지만 세상 곳곳에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 속에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하루 밤 또는 낮 시간을 보냈으리라. 

열대야와 폭염, 홍수, 산불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 이변과 각종 사건사고로 지난밤 동안 누군가는 죽고 다치고 고통스러운 밤(또는 낮)을 보냈을 것이다. 별 탈 없이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한 내가 그저 하루 밤이 지나가고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을 시작할 때, 지구 한편에선 종교갈등과 영토분쟁 등 각자의 이익과 욕망, 신념에 따라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생사의 경계에서 눈을 뜬다. 전장이든 아니든 포탄 소리와 전기 없는 어둠과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과 두려움 속에 생을 이어가고 있는 분쟁 지역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재해와 사건사고로 치열하게 비일상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하루 더 연장된 삶이 부디 조금 더 나아졌길 바랄 뿐이다.

내 소중한 사람들, 나와 무관해도 선량한 사람들 모두가 그러하길. 평화로운 밤 또는 낮이었길 바란다.

8월 15일 광복절인 오늘도 보통의 하루지만 유독 감사하고 특별한 기념일이다. 

광복절(光復節, National Liberation Day)은 영예롭게 회복한 [光復] 날[節]이란 뜻으로, 1945년 8월 15일 수요일에 일본 제국의 패망으로 한국이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날과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된 날 두 날 모두를 기념하는 대한민국의 법정 공휴일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
1949년 5월 국무회의에서 8·15일이 '독립기념일'로 의결되었고,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광복절'로 명칭이 변경되고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실제로 당시 자료를 보면 경향신문은 1949년 08월 13일 기사에서 "광복 한돌맞이", "독립 1주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한국사 데이터베이스) 
삼일절,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의 5대 국경일이다. 출처: 나무위키

 

만약 오늘이 광복절이 아니고 우리나라가 독립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지금까지 제국주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다면 차별받고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 한국어와 한글을 잊고 역사와 전통문화와 정신을 빼앗긴 채 식민지의 열등한 2등 시민으로 가스라이팅 당하고도 순응하며 살아야 했으리라.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다행히도 선조들이 피땀눈물로 이어간 독립운동으로 나라의 주권을 찾고 그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 속에서 우리는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며 선조들이 지켜낸 유산을 다시금 소중히 되새겨야 할 터.

올해는 특히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밤사이 계엄을 통해 독재 정권이 재현될 뻔했던, 내란을 일으키려던 대통령을 탄핵하고 다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고 경제 위기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자유와 민주 사회를 지키려는 마음과 의지를 다시금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 안팎으로 불안하고 부정적인 소식들이 들려온다. 관세 부담, 강대국들과의 외교 관계, 급변하는 세계정세 등으로 시끌시끌하고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지금의 평화를, 평범한 하루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된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각자의 자리에서 보통의 하루가 충실히 쌓이다 보면 점점 좋아지리라.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일상을 지켜야 할 때다.

광복절 기념으로 태극 조명을 킨 롯데타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