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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색/에세이*시*소설

할까 말까 고민이 되면 일단 go

by 별사색 2023. 4. 29.

자기 계발서에서 지겹도록 얘기하는 레퍼토리가 있다.
할 수 있다고 자기 확신을 얻으려면 어찌해야 할까?

 '시작이 반이다', '일단 실행해라',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 등등 세상에 떠도는 공허한 외침 같은 말말말.. 당연한 진리인양 쉽고 무책임하게 조언하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아 뜬구름 같은 말들. 귀가 따가워 가끔은 소음공해 같다.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에서 생각과 믿음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루어진다'라는 말에는 쉽게 수긍할 수 없다. 생략된 주어가 모두일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 때문이다. 누구나 할 수 없기에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처럼 허울 좋은 구호로 그칠 때가 많다. 그저 남 일에 쉽게 재단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뻔한 잔소리쯤으로 여겼다.
 
나부터도 상황에 치여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고 휘둘리면서 살아와서일지도 모른다.

마음의 심지가 굳건하지 못해서 매번 불확실함과 실패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부터 한다. 커지는 불안을 달래기 위해 될까 안될까 재고 따지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고민만 하다가 끝내 에너지가 닳고 자체 동력을 잃어 포기하는 거다.

아예 시작도 못했으니 스스로 할 수 있음을 증명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그저 지나고 나서야 때를 놓쳤다 후회하기 일쑤였다.
 
이젠 안다. 뇌과학자의 말처럼 의사결정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할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결국 생각만 하다 피곤해진 뇌는 '장고 끝에 악수 둔다'라는 말처럼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아예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고민으로 그치고 마는 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 모두가 직면하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실행으로 옮기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만 이 또한 단순히 의지력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자학할 필요가 없다.
 
효율성과 생존에 최적화된 뇌가 생각만 하다 지쳐서 그만두게 만드는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뭐든 고민은 짧게 하고 일단 해봐야 한다.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10분만 해보자!

 어느 과학자가 회피하는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당장 해야 하지만 미루고 싶고 피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일단 10분만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것. 일단 시작하면 채 10분의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니 처음부터 다 하겠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할 일을 작게 쪼개 일단 10분만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불안하고 주저하는 마음에 갈등할 기회 자체를 생략하라는 얘기다. 쉽게 말해, 할 일을 잘게 쪼개 루틴처럼 만드는 것이다. 의지력이 필요 없는 부담 없는 수준으로 쪼개고 반복해 계속 지속해 나갈 수 있게 말이다.
 
 
 
 
 
내 경우 지난 팬데믹 기간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다가 단순히 재밌겠다 싶어 별생각 없이 시작한 유튜브와 틱톡으로 영상 제작 실력과 노하우가 생겼다.
 
처음에는 짧은 영상도 만드는데 며칠이 걸렸다. 컷편집, 배경음악 넣기, 자막달기, 효과 넣기 등 세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많고 손은 느리고 모든 게 낯설고 어설퍼 영상 하나 완성하기까지 드는 시간이 상상 그 이상이었다. 재밌어서 시작하긴 했는데 내가 봐도 결과물이 수준 이하인 경우가 많아서 솔직히 좌절하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당연히 초기에는 구독자는커녕 조회수 자체도 낮아서 아무도 보지 않는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자괴감이 들어 현타가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영상 만드는 작업 자체가 재밌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 없이 재밌어서 꾸준히 계속했더니 자연스럽게 시행착오를 해결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실력과 노하우가 생겼다. 조금씩 편집기술이 늘고 작업속도가 빨라지고 새로운 시도들로 제작기술이 늘고 나만의 스타일도 찾아가게 되었다. 어느 순간 한 명 두 명 팔로워와 구독자가 생기고 그들로부터 댓글과 좋아요 등 실체적인 응원을 받게 되니 어느새 연차가 쌓이고 스스로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초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갖게 됐다. (믿기지 않지만 어느새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4000명이 코앞이다! 아직 수익 채널이 되진 못했지만 신기하고 뿌듯하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루어낸 경험치와 노력이 합쳐져 크리에이터라는 취미가 부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점 해볼 만하다는 확신이 든다. 광고수익 채널로 전환은 아직 좀 먼 얘기지만 시간문제일 뿐 이제는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주제로 영상을 기획하고 더 재밌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것인지 계속 고민하고 앞서가는 사람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느리지만 조금씩 계속 성장하고 싶다.
 
조회수와 좋아요, 구독자수가 느는 걸 지켜보며 신기한 한편, 내가 만든 영상콘텐츠에 공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이러한 작은 성공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게 된다. 즉, 자신의 실력과 태도에 신뢰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내면화하면서 좀 더 어렵고 힘든 과제에도 도전할 의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 지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만족을 위해 더 잘하고 싶고 그만큼 더 노력하고 시도하게 된다. 결과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성장하고 내 영상을 본 사람들의 좋은 피드백이 또 새로운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더 신기한 건 한글 자막을 달고 있음에도 외국어 댓글이 달리고 다양한 국적의 구독자들이 생겼다는 거다. 가끔은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 게 티가 나는 어설픈 한국어 댓글에 감동받기도 한다.
 
내 마음속에 생겨난 성취감과 만족감, 기쁨은 고스란히 내 행복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좌절하고 힘든 순간에도 축적된 기쁨의 경험은 진통제이면서 자극제가 되어 계속할 힘을 얻는다.
 

두려운 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가 아니다. 스스로 멈춰 서는 것, 포기하고 놓아버리는 것이다.

 
포기가 가장 쉽다. 그러니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 지금 가장 바라는 바이다. 힘든 때가 오더라도 잠시 멈출 수는 있지만 그 순간을 잘 넘겨서 다시 나아가는 것.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일단 마음을 단단히 굳건하게 다잡아 보자. 성실한 스스로를 믿으며 꾸준히 계속해 나가는 것만이 최고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잊지 말자. 마음에 새겨두고 당장 시작하자. 의심하거나 미루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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