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1 [창작소설] 잃어버린 것 1 나는 지금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원인은 교통사고 때문이다. 사고 당시 기억이 도려낸 것처럼 소실되었고 전후 사정도 대부분 흐릿하다. 다만 사고가 일어난 강렬한 순간만은 생생하다. 자동차 경적소리와 고무 타는 냄새에 이어 몸이 붕 떠 날아간 찰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진공 상태가 된 채 시야가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바뀌더니 세상이 뒤집혀 있었다. 몇 분인지 아니면 몇 초였는지 시간이 흐르고 이마를 흠뻑 적시는 무언가를 닦아내려 했는데 팔을 들 수가 없어서 몹시 당황스러웠고 갑자기 불이 꺼지듯 눈앞이 깜깜해졌다. 다음 순간 눈 떠보니 병원이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며칠 동안이나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긴급 수술 등으로 상처 난 몸을 회복하고 의식을 찾기까지 이미 많은 시간을 건너 띈 상태였다. 현재 확실하게 아.. 2022.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