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2 내 몫의 빵ㅣ학창시절 트라우마 한 조각 집 근처, 좋은 재료와 맛으로 유명한 빵집에 갔다가 엄마와 싸웠다. 빵 하나로 시작된 정말 사소한 다툼이었다. 이사 후 종종 엄마와 함께 마실 삼아 동네 탐방 겸 주변 상가나 맛집을 찾아다니곤 했다. 그 과정에서 찾아낸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매장은 카페처럼 커피 등 제조 음료와 함께 빵을 사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전문 빵집인지 빵 나오는 시간도 하루 두 번 공지돼 있었고 마침 새로 만든 빵이 잔뜩 매대에 진열되어있었다. 처음 보는 종류까지 다양한 빵부터 비스킷류, 케이크는 물론 샌드위치와 샐러드까지 냉장 보관되어있는 신선식품 등 전체 상품진열 공간이 넓은 매장의 반 이상 차지할 정도로 빵 천지였다. 빵순이의 단골 리스트에 자동 등록되는 순간이었다. 계산하는 곳 너머 주방 공간이 개방되어 있.. 2022. 5. 11. 동인천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늦은 오후라서 승객 모두가 지루하고 나른한 공기 속에 있었다. 문득 눈에 들어온 건너편 곤하게 잠든 세 모녀의 모습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초등학교 2~3학년 즈음돼 보이는 큰 딸아이와 의자 위로 작은 다리가 달랑거리는 작은 아이, 수마에도 불구하고 보호하듯 아이들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절로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꼭 예전 우리같이 느껴졌다. 명절 때가 되면 엄마와 나, 동생 셋이서 동인천 할머니 댁에 기차를 타고 가곤 했었다. 우리가 살던 서울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 인천까지 가려면 꼬박 2~3시간 동안 기차 안에서 보내야 했다. 자고 또 자도 눈을 뜨면 여전히 이동 중인 기차 안이어서 그 길이 얼마나 멀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몸살 날 만큼 머나먼 여정이 피곤해 도착할 즈음이.. 2021.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