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서벗어나1 내가 꿈꾸는 종말 | 나답게 있는 그대로 생애 처음으로 '죽음'을 실감한 건 초등학교 2학년이던 9살 여름 즈음이었다. 하교 길에 집을 코 앞에 두고, 양방향 2차로를 건너던 중 서행하던 자동차에 치였다. 불행 중 다행인지 가족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던 차였고 실려가는 내내 쇼크로 정신 못 차리고 부들부들 떨었던 기억이 난다. 병원입구에서 응급 침상에 눕혀져 옮겨지면서 그때서야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을 깨닫고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몸이 자동차에 치여 붕 떠올라 찻길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것에 비해 가벼운 찰과상으로 끝났다. 커다란 책가방 덕분에 뇌진탕도 없었다. 운이 좋았다. 이후 5학년 때 우연히 보게 된 석가모니 만화책을 통해 다시금 '죽음'이라는 필멸(必滅)에 대한 강렬한 두려움을 느꼈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 2025. 7.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