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점점 길어진다. 큰일이다.
알맹이는 어디 가고 잡소리만 구구절절 늘어놓는 투머치토커가 되지 않도록 정신줄을 꽉 잡아야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 괜찮다. 할 말이 없는 것보단. 넘치면 가지치기하고 다듬어 정돈하면 되니까.
다만 최근에 쓰는 글이 자꾸 길어지고 늘어져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건 반성에 가깝다.
누군가 내가 쓴 글-내 생각을 표출하는 통로-를 통해 기꺼이 나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존재에 들떴다.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의 존재에 위로받고 신이 났다. 과하게 흥분한 나머지 투머치토커가 되어가고 있는 걸 간과했다.
잠시 정신줄 놓으면 핵심을 벗어난 채 삼천포에 빠지기 부지기수. 서론이 길어지고 주저리주저리 누더기처럼 덧붙이고 덧댄 글이 주렁주렁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독자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고 정작 하고 싶은 진짜배기 알맹이는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들 뿐. 혼란만 가중시켰다.
결론은 정중앙을 꿰뚫지 못한 채 에둘러 얘기하다 주변부에서 길을 잃고 글 쓴 목적지까지 다다르기 전에 지치거나 심지어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고 해야 할 말이 많다고 해도 글로 옮겨 쓸 때 핵심내용을 담되 짧고 간결하게 써야 읽힌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글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든 예외 없다. 긴 호흡의 글은 읽는 사람의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중도에 포기하게 만들어 도리어 시간을 허투루 낭비시킬 수 있다.
영상조차도 1분이 길게 느껴질 정도의 숏폼 영상이 대세가 됐다. '바쁘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긴 글을 끝까지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건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최애 작가 중 한 명인 파울로 코엘료의 글쓰기 원칙을 다시 새겨야겠다.
대가인 그도 탈고할 때는 초고의 1/10까지 글을 줄일 정도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또 고쳐 쓴 다니 말 다했지.
문득 든 생각.
'어이쿠, 이 글도 좀 더 줄여야 했을까? 아니면 근거나 사례 등 뭘 더 했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 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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